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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봉 칼럼] 수축 사회와 상업용 부동산
[문성봉 칼럼] 수축 사회와 상업용 부동산
  • 문성봉 전문기자(한국유통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20.03.13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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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저성장 기조, 자영업자 수의 감소 등… 향후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신중해야
공유경제, 온라인 유통의 급속한 발전… 상업용 부동산의 필요성 점점 희박해져
상업용 부동산 임대 가격지수 및 공실률 (출처: 한국은행, 자료: 한국감정원)
상업용 부동산 임대 가격지수 및 공실률 (출처: 한국은행, 자료: 한국감정원)

[도시경제]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사망자가 신생아보다 많은 인구 자연감소 시대에 접어들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결과에 따르면 2029년부터 인구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총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이처럼 인구절벽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 작아지는 파이, 치열한 경쟁… 상업용 부동산의 미래와 직결돼

인구감소는 정치∙경제∙문화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과 관련되어 큰 영향을 미친다. 인구감소는 곧 소비시장이 작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시장규모가 축소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축소된 시장, 한정된 파이를 놓고 많은 시장 참여자 사이에 제로섬(zero-sum) 게임이 벌어짐을 뜻한다. 이 싸움에서 진 패자는 시장을 떠나야 한다. 파이가 점점 커지는 팽창 사회와 달리 패자부활전이 없는 수축 사회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상가의 공실률이 증가한 가운데 임대료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중대형 상가는 연초 대비 11.3%에서 11.7%로, 소규모 상가는 5.3%에서 6.2%로 공실이 증가하였다. 임대료의 변동추이를 나타내는 전년대비 임대 가격지수는 중대형 상가 0.47%, 소규모 상가 0.73% 하락하였다. 따라서 모든 유형의 상가 투자 수익률도 전년대비 하락하였다. 이는 경기의 둔화와 이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의 수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08년 600만 명이던 자영업자의 수가 2018년에는 563만 명으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자영업자 수의 감소는 바로 상업용 부동산의 수요 감소로 이어져 공실률 증가와 연결된다. 인구감소, 저성장 기조, 자영업자 수의 감소 등은 이제 되돌리기 힘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거시적 환경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제 상업용 부동산은 돌이킬 수 없는 공급과잉 시대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되는 소비환경… 상업용 부동산의 입지 점점 없어져

최근 오프라인 유통 대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유통은 1인 가구의 증가,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 등 인구통계적 요인 외에도 4차 산업혁명의 기술에 힘입은 바 크다. 손 안의 슈퍼 컴퓨터인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핀테크 기술로 가능해진 간편 결제 기술 등이 접목되면서 편의성을 더해주는 모바일 쇼핑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동향 (출처: 통계청)
온라인 쇼핑 거래액 동향 (출처: 통계청)

이전에는 매장에서 품질과 신선도를 확인하고 구입하던 신선식품까지 이제는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것은 신선도 유지를 위한 물류와 배송 등 기술적 환경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온라인 쇼핑은 작년 전체 소매 판매액(473조 1,710억)의 21.4%를 점하며 전년대비 2.6%p 증가하였다. 이는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이용행동이 더욱더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온라인 쇼핑의 급속 성장은 오프라인 유통업에 치명타를 날리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성장하는 만큼 오프라인 유통은 위축되고 있다. 그래서 롯데쇼핑을 비롯한 신세계 등 우리나라의 유통 거인들이 구조조정을 선언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렇게 유통 거인들이 흔들리는데 소인들은 어떻겠는가? 앞서 살펴본 상가의 공실률이 이를 대변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공유 주방은 어떠한가? 4차 산업혁명시대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인 공유경제가 배달 앱을 등에 업고 확산되면서 외식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공유 주방은 주지하다시피 굳이 목 좋은 곳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공유 주방이 인기를 얻으며 성공가도를 달리면 그와 경쟁관계에 놓인 외식 매장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해서 이 또한 상업용 부동산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접목된 서비스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위협하며 죄어들어오고 있다.
 

유통 거인들의 구조조정… 기존 상권의 집객력에 치명타 입혀

일반적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점은 집객 효과가 커서 유동인구를 많이 촉발시킴으로써 상권을 활성화하는데 일조한다. 그런데 이러한 대형 유통점들이 문을 닫으면 어떻게 될까? 그 자리에 어떤 유통점들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흡인력이 큰 다른 대형 유통점이 들어서지 않는 이상 예전의 영화(榮華)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이런 현상이 그 상권에 벌어지게 되면 상가 수요는 또 썰물이 된다. 따라서 어느 지역의 매장이 구조 조정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외부 환경여건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의 부침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이러한 환경들은 되돌이킬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여서 그 파급효과가 크다. 하여 잎으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와 자영업자들의 입지 결정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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