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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 1년, 지금 한국의 상황은?
일본 수출규제 1년, 지금 한국의 상황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7.01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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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한국 소부장 경쟁성장률 89.6 → 91.6 상승”
국내 대표 기업,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나서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 ∙∙∙ 대외의존도 낮출 방안 모색해야

[도시경제]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에 나선지 1년이 지났다. 지금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지난 30일 일본과의 수입거래가 있는 한국기업 149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한국은 지난해 7월 89.6에서 올해 6월 91.6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통신장비제조업의 경쟁력은 92.7에서 98.7로 가장 많이 올랐다. 아직까지 한국 소부장 산업 경쟁력은 부족하지만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소부장 산업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이 된 것으로 보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부, 국내 산업 안정화 위한 신속 대응체계 구축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7월 1일 3대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8월 2일에는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당시 경제산업성은 “수출관리제도는 국제적 신뢰를 토대로 구축돼야 하지만 한∙일 신뢰관계는 현저히 손상됐다”며 “한국 관련 수출관리에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한 사례가 있어 엄격한 수출관리제도를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수출규제에 들어간 품목은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폴리이미드다. 모두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다.

한국 정부는 일본에 강력한 항의와 즉각 철회 조치를 촉구하면서도 국내 산업 안정화를 위한 신속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민∙관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예산, 금융, 세제, 규제특례 등에서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신속하게 집행했다.

지난해 8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일본 수출규제로 타격을 입은 기업을 위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했다. 지속가능한 추진동력 확보를 위해 ‘범정부 경쟁력 위원회’도 설치했다. 12월에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발의된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소부장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올해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 결과 불화수소는 화학제품 제조기업 솔브레인이 기존 보다 2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신∙증설하는 등 국내 수요에 충분한 공급능력을 확보했다. 포토레지스트는 유럽산 제품으로 수입다변화를 보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등 기업에서는 플루오린폴리이미드에 대한 자체기술을 확보했다.

 

미국 화학소재 기업, 한국에 생산공장 구축 ∙∙∙ 336억 원 투자

업계에서는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소부장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일본으로 직접 출장을 다녀왔다. 이후 긴급 사장단회의를 소집해 거래선 다변화 등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0일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자회사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산업동향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0일 쎄믹스, 엘케이엔지니어링, 에버텍엔터프라이즈 등 3개 소부장 협력사를 4기 기술혁신 기업으로 선정하고 협약식을 체결했다.

기술혁신 기업은 SK하이닉스가 국내 소부장 협력기업 중 국산화 잠재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보다 한참 앞선 2017년부터 매년 지정해오고 있다.

협력사는 2년 간 SK하이닉스와 제품을 공동개발하고 SK하이닉스로부터 일정 물량의 구매를 보장받을 수 있다. 기술개발을 위한 무이자 자금 대출지원과 경영 컨설팅도 제공받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가 간 이동제한 등이 겹치면서 연구개발(R&D) 센터, 생산거점을 한국으로 이전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했다.

미국 화학소재 기업 듀폰(DuPont)은 지난 1월 충남 천안에 2,800만 달러(한화 약 336억 원)를 투자해 한국에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생산공장을 오는 2021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 램리서치(Lam Research)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R&D 센터건립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토지매입과 연구센터 건축, 설비구축 등 초기 투자비용은 1억 달러(한화 약 1,203억 원) 규모다.

독일 제약∙화학기업 머크(Merck)는 350억 원 이상을 투자해 평택 송탄산업단지에 한국첨단기술센터(K-ATeC)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센터는 화학처리기계연마(CMP) 슬러리 및 포스트-CMP 클리닝에 대한 R&D를 수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0일 3개 소부장 협력사를 4기 기술혁신 기업으로 선정하고 협약식을 체결했다. (출처: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 30일 3개 소부장 협력사를 4기 기술혁신 기업으로 선정하고 협약식을 체결했다. (출처: SK하이닉스)

한일관계 개선 촉구 목소리 높아져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셧다운 조치로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를 경험했고 이에 따라 각국은 산업육성 전략을 세우고 있다.

WTO(세계무역기구)는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무역축소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수출산업 중심의 한국 경제에 큰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 문은희 입법조사관은 “강화된 보호무역주의 경향에 따른 수출∙입 쇼크는 앞으로도 언제든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소부장 국산화를 통해 대외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소재∙부품기업의 약 98%는 중소기업이다. 문 조사관은 “소부장 산업에 대한 지원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일반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일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경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 ‘매우필요’ 16.1%, ’다소 필요’ 50.3%로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총 66.4%로 나타났다. 반대로 ‘불필요하다’는 3.4%로 확인됐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가장 적절한 방안으로 ‘한∙일 정부간 외교적 타협’은 66.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WTO 등 국제중재수단 활용’은 11.4%, ‘미국의 한∙일간 중재는 7.4%였다.

국제협력실 김봉만 실장은 “단기간에 소부장 경쟁력을 일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관의 꾸준한 노력과 양국 정부도 수출규제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경제=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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