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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품 불매운동 1년, 지금은?
일본제품 불매운동 1년, 지금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7.02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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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자매브랜드 ∙∙∙ 한국진출 2년 채 안돼 철수 선언
맥주 매출 베스트10 ∙∙∙ 일본 맥주 없어
대체품 없는 제품은 여전히 인기

[도시경제]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를 발표한지 1년이 지났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7월 1일 3대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에 강력한 항의와 즉각 철회 조치를 촉구하면서도 국내 산업 안정화를 위한 신속 대응체계를 마련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대응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인터넷을 통해 일본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제품이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유니클로 경영진 발언 불매운동 방아쇠

일본 대표 SPA브랜드 ‘유니클로’(UNIQLO)는 불매운동의 최초 타깃이었다. 지난해 7월 유니클로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 오카자키 다케시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성공한 적이 없다”며 “한국 불매운동이 매출에 영향을 줄만큼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불매운동의 방아쇠를 당겼다.

이 같은 발언에 공분을 느낀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매출하락으로 이어졌다. 여론이 악화되자 유니클로 측은 두 차례에 걸쳐 공식 사과문을 배포했지만 결국 매장을 축소하거나 문을 닫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점차 사그라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꺼져가던 불매운동의 불씨가 다시금 살아난 계기가 생겼다. 바로 유니클로의 ‘위안부 폄하 논란’ 광고였다.

광고 속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는 자막이 문제였다. 80년 전인 1930년대 후반은 강제징용과 위안부 동원이 이뤄진 일본의 침략시기다. 해당 광고에 대해 위안부를 조롱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유니클로 측은 입장문을 통해 “특정 국가나 목적을 가지고 제작한 것이 아니다”며 “해당 광고와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광고 교체나 자막을 바꾼다는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비난이 거세지자 유니클로는 결국 광고 송출 중단을 결정했다.

유니클로 자매브랜드 ‘지유’(GU)는 불매운동 여파로 한국 진출 2년도 채 안돼 철수를 선언했다.

스포츠 의류기업 ‘데상트’(Descente)도 자취를 감췄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데상트코리아의 매출은 2002년 207억 원에서 2018년 7,270억 원으로 올랐고 설립 이래 16년 연속 성장했다.

일본 현지매체는 “데상트그룹의 매출 50% 이상은 한국에서 나온다”며 “영업이익의 대부분도 한국에서 벌어들인다”고 보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불매운동 여파로 실적도 하락했다. 데상트코리아 지난해 매출액은 15.3% 줄었고 영업이익은 86.7% 감소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본산 맥주 수입액 전년 대비 99% 하락

한국에서 인기가도를 달리던 일본맥주도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받았다.

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약 244만 달러(한화 약 30억 원)로 전년 동기간 2,689만 달러(한화 약 323억 원) 대비 91% 감소했다. 올해 1월 수입액은 12만 6,000달러(한화 약 1억 5,000만 원)로 전년 동월 714만 달러(한화 약 85억 7,000만 원) 대비 98.2%나 줄었다.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편의점은 ‘1만 원 4캔’ 행사에서 아사히, 기린, 이치방, 삿포로 등 일본 맥주를 제외시켰다. 그러나 본사가 반품을 받아주지 않으면서 본사가 명문만 가져가고 손해는 가맹점에 전가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CU는 지난주부터 유통기한 종료가 임박한 일본맥주 12종에 대한 본사 반품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가맹점의 재고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아사히 6종, 코젤라거, 산토리 2종, 오티나와, 에비스캔 2종 등의 제품은 반품 즉시 전량 폐기된다.

GS25가 본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일본 맥주(500ml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98.9%를 기록했다. 지난해 맥주 매출 베스트10위에 1위 아사히를 포함해 3종이 포함됐지만 올해 10위 안에 들어간 일본 맥주는 없다고 밝혔다.

일본 불매운동은 맥주를 넘어 먹거리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일본 햄버거 브랜드 ‘모스버거’는 지난 2018년 국내 진출 이후 23개까지 매장을 확장했지만 최근 경영난으로 매장을 순차적으로 폐점하고 있다.

자영업계도 불매운동을 피할 수 없었다. 일본 음식을 판매하거나 일본풍 이름을 가진 영업점은 “일본 메뉴를 판매할 뿐 일본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DHC Q10 모이스처 케어 시리즈 (출처: 디에이치씨코리아아이엔씨)
DHC Q10 모이스처 케어 시리즈 (출처: 디에이치씨코리아아이엔씨)

DHC 퇴출운동 진행 중 ∙∙∙ 우회경로 구매 가능

화장품 업계도 매출하락이 지속됐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공개한 ‘2019 국가별 수입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화장품 수입액은 2억 869만 달러(한화 약 2,504억 7,000만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줄었다. 호주 76%, 중국 29.6%, 캐나다 14.1%, 프랑스 2.4%, 미국 0.7% 증가했고 독일 2.6%, 영국 5.4%, 태국 5.9% 감소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8월 ‘혐한’ 관련 사실이 알려진 일본 화장품 기업 DHC는 퇴출운동이 진행 중이다.

DHC는 유튜브 채널 ‘DHC 테레비’의 시사프로그램 ‘도라노몬 뉴스’를 통해 출연자들이 혐한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내며 소비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여론이 거세지자 한국 헬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는 DHC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당시 배우 정유미도 소비자의 항의에 공감해 위약금을 불사하면서 DHC 모델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공식 온라인몰을 통한 판매는 지속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11번가, 티몬 등 일부 e-커머스(e-commerce) 기업은 일본 불매운동 초반부터 DHC 제품을 금칙어로 설정했지만 네이버 검색 등 우회적인 경로로 구매는 가능하다.

한편 대체품을 찾기 어려운 일부 제품들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 게임기업 닌텐도가 개발한 ‘동물의 숲’은 출시되자 마자 이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마다 수 백명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담배도 흔들림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브랜드 담배는 일본이 아닌 필리핀에서 생산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필리핀에서 온 담배 수입량은 지난해 동월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331톤이었다. 필리핀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어오는 담배는 ‘뫼비우스’로 유명한 일본 담배기업 JTI 제품이 유일하다.

[도시경제=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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