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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윤 칼럼] 2020 중국의 신기건(新基建) 아젠다
[박정윤 칼럼] 2020 중국의 신기건(新基建) 아젠다
  • 박정윤 변호사
  • 승인 2020.07.2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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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를 디지털선진국 기회로

[도시경제]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등 인프라 건설이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의 초석이 됐다는 역사적 평가를 부정하는 이는 많지 않다. 이처럼 인프라는 생산력과 생활환경을 한층 더 수준 높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 관념의 인프라가 발전소, 고속도로, 철도, 공항, 수리, 항만시설들이었다면 현재는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센터, 고속철도 등으로 변화되는 추세다. 특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창궐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택근무, 원격학습, 드론 배송 등 생활방식이 변화됨에 따라 의료와 정보기술(IT)부문에서의 인프라 확충이 차세대 선진 국가 진입의 열쇠가 되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는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신기건(新基建: 신형인프라 건설, 新型基础设施建设)아젠다라고 칭하며 정보통신기술설비 등을 차세대 핵심 인프라로 삼아 국가 경제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주목된다.

 

인프라도 변화한다, 디지털 시대 새로운 인프라 구축이 경제발전의 열쇠

중국의 새로운 아젠다 신기건은 5세대 이동통신 인터넷망 구축, 초초고압송전(Ultra High Votage), 도시고속철도, 도심 지하철, 빅데이터센터, 인공지능, 공업용 사물인터넷 7대 항목으로 나눠 관련 신기술개발 및 인프라를 구축, 업그레이드하는 데 목적을 둔다.

2018년 12월경 중국 경제부처 간의 2019년 중점 업무 논의에서 나온 “인공지능, 산업인터넷, 사물인터넷 등의 신기건 구축에 힘쓰자”라는 발언이 신기건 최초의 언급으로 보인다. 다만 신기건은 각 첨단분야를 통합한 개념에 불과할 뿐 부분적 산업 육성 정책은 사실 2015년경부터 예견돼 왔다. 그 당시부터 중국정부는 인공지능, 산업인터넷 등 7개 첨단산업 분야에 대해 개별적인 발전계획을 발표해온 바 있다.

2020년을 본격적으로 중국정부의 신기건 언급이 보인다. 지난 1월 중국 중앙정부 격인 국무원은 “선진제조산업을 발전시키고, 정보기술 등 신기건 투자지원정책을 만들고, 인공지능과 녹색산업을 촉진한다”고 밝힌 바 있고, 3월경에는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5세대 이동통신 인터넷망과 빅데이터센터 등 차세대 신형인프라 구축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4월에는 시진핑 주석이 “산업의 디지털화와 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등의 신기건을 구축해, 디지털, 바이오, 신소재 등 미래 전략산업의 발전을 신동력으로 삼자”고 언급한 바 있다.

 

2020년 중국정부의 본격적인 신기건 아젠다 주창

중국 중앙정부 역시 5월 22일 개최된 국무원 2020년 업무보고에서 내수시장 성장 및 경제발전전략을 위해 양신일중(兩新一重: 신형인프라 건설, 신형도시개발, 국가중대공정사업)사업 진행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기건 달성을 위해 5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빅데이터센터 건설, 전기충전소 확충, 친환경차 보급, 새로운 내수시장 개발 및 기존 산업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겠다고 천명했다.

중앙정부에 발맞춰 지방정부들도 저마다 정책을 내고 있다. 가령 5월 7일에는 상하이시는 2020~2022년 상하이 신기건 추진계획(上海市推进新型基础设施建设行动方案(2020-2022))을 발표하며, 3년간 48개 프로그램에 약 2,700억 위안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약 13개 지방에서 2020년 신기건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중국 언론 매체 시나의 보도에 의하면 이 중 8개 지방 투자액만 해도 약 33조 원이라고 한다. 향후 전 지방정부 예상 투자액을 합산하면 50조 위안에 달한다는 보도도 있다.

그렇다면 신기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일까. 2020년 4월 최근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중국 중앙정부 경제정책부서)는 신기건의 범위에 대해 명확하게 밝혔다. 총 세 부문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부문은 정보기술 인프라로 5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 산업인터넷, 위성인터넷을 주를 이루는 인터넷 분야,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터, 블록체인 등이 주를 이루는 신기술 분야, 데이터센터, 스마트컴퓨터가 주를 이루는 컴퓨터 분야로 이루어져 있다.

두 번째는 융합인프라로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응용해 기존의 교통, 에너지 인프라를 스마트교통, 스마트에너지 등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는 혁신 인프라로 연구개발(R&D) 시설, 교육시설, 산업 창업지원인프라 등 기술 및 상품 연구개발의 공공 지원목적의 인프라다.

 

신기건을 통해 국민 생활 수준 향상과 경제발전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중국의 신기건 주창의 배경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내수, 투자시장을 다시 한번 활성화 시키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실제로 내수, 투자와 수출은 경제발전의 동력원으로, 중국 정보통신부처 산하 연구기관이 발표한 ‘중국 2020 신기건 백서’에 따르면 2019년 당시 중국 국내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57.8%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에는 상당 부분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투자를 확장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역할을 신기건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형인프라를 구축해 클라우드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산업의 두뇌로, 5세대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을 신경망으로 활용해 스마트산업(도시, 제조, 농업, 의료, 금융, 교통, 에너지, 미디어, 홈 등)의 각 분야와 융합해 한층 발전된 산업사회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국민 생활환경과 경제발전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기 위한 것이다.

중점 육성 분야는 5세대 이동통신,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 부문이다. 세계통신장비사업자연합회(Global mobile Suppliers Association·GSA)의 발표에 따르면 이미 전 세계 123개국 381개 통신사들이 5세대 이동통신을 도입하고 있고, 중국은 5세대 이동통신 선진 국가군에 속해 있다.

현재까지 중국은 15만 6천 개의 5세대 이동통신 기지국을 가지고 있다. 중국 3대 통신사(중국이동, 중국전신, 중국연통)는 2020년 한해 3천억 위안을 들여 60~80만 개 기지국을 증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매년 마다 70~100만 개를 증설할 예정이다. 이는 역시 5세대 이동통신 선진국인 한국의 기지국 23만 개에 비하면 대단한 숫자다.

중국 국책연구기관인 정보통신연구원(CAICT)의 발표에 따르면 2020~2030년간 중국의 5세대 이동통신망에 투입될 자금은 총 4,110억 달러로, 4세대 이동통신망 구축에 쓰인 비용의 3.5배가 될 것이라 한 바 있다.

 

중국 3대 통신사의 매년 60~80만 개의 5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설치 계획

신기건에 맞춰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었던 기업 투자 심리가 다시 녹는 추세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선두로 대기업들이 먼저 지갑을 열 것으로 보이고 투자 규모는 수조 위안으로 예측되고 있다.

신기술 정보기술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정보기술 기업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원격의료플랫폼, 원격기업사무지원, 약물 개발 등 부분에서 큰 기여를 해왔다. 특히나 중국의 인공지능 적외선 열 측정기, 무인드론 택배, 교육기관의 원격 수업 등은 코로나19 방역에 큰 영향을 끼쳤다.

기업정보플랫폼인 티안야나(Tianyancha)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3월 말경까지 신기건 산업 영역에 속한 중국기업은 총 31만 개에 달하며, 이들에 대한 융자금액도 2,595억 위안에 달한다고 한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위치한 곳은 인공지능 산업의 중심인 광둥성이다. 인공지능 기업 수의 비율이 87.2%나 되고, 그 뒤를 에너지기업이 7.8%, 산업인터넷 기업이 1.9% 등을 차지하고 있다.

신기건 백서에서 언급된 시너지리서치그룹(Synergy Research)의 발표에 따르면 빅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대기업들의 지출이 1% 늘 때, 데이터센터에 지출하는 비용은 11%나 증가한다고 한다. 각국의 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에 관한 투자가 점점 커지고 있다. 2019년 당시 빅데이터센터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한 5대 기업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애플로, 모두 미국 기업들이었고,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6, 7위에 머물러 있을 뿐이었다.

 

디지털대국 달성을 위한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거액의 투자

미국을 넘어서기 위해 4월 20일 알리바바 산하의 알리클라우드는 3년 내 2,000억 위안을 투자해 클라우드 시스템, 칩, 네트워크, 서버 등의 핵심 기술 연구개발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자할 것과 2020년 한해 5천 명의 신규직원을 뽑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채용될 직원 대다수가 신기술 개발 영역에 투입될 것이라 한다. 알리클라우드 대표 장지엔펑은 2,000억 위안의 투자 금액은 충분하지 않다며, 향후 더 증가할 수 있음을 밝혔다.

다른 정보기술 공룡기업 텐센트는 5월 26일 5년간 5,000억 위안을 들여 클라우드 컴퓨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서버, 대형 데이터센터 등 영역에 투자할 것이라 선포했다. 텐센트클라우드 대표 역시 신기건을 기화로 기업, 정부, 연구소, 공익기구 및 이용자들이 함께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함으로 산업네트워크를 발전시킬 것이라 밝혔다.

중국의 신기건 아젠다에 발맞춰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면 투자 주체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으로 점차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 창궐을 기회로 중국 디지털 경제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를 뒷받침할 대규모 고급 인력의 육성 또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기건 아젠다가 단순히 코로나19 이후 2020년 얼어붙은 투자 심리와 내수시장을 녹일 불씨로만 끝날 것인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혁신의 열쇠가 될지는 지금으로서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신기건 아젠다는 우리나라의 4차 산업 육성 정책인 DNA(데이터(Data)·네트워크(Network)·인공지능(AI))+BIG3(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중 앞의 DNA 분야와 겹치기 때문에 경쟁국의 위치에서 중국의 동향이 우려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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