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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모인 4대 빅테크 수장들, “독점 행위한 적 없다” 한목소리
청문회 모인 4대 빅테크 수장들, “독점 행위한 적 없다” 한목소리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7.30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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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독점 행위 해명 위해 한 자리에 모인 빅테크 CEO
애플·구글·페이스북·아마존 한꺼번에 조사한 사례는 처음
회사 분할 가능성은 낮다 관측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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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경제] 글로벌 ‘테크 공룡’들이 반(反)독점 행위를 해명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29일(현지 시각) 미국 하원 반독점소위원회는 미국 4대 정보기술(IT) 기업(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청문회를 개최했다. 청문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팀 쿡 애플 CEO와 선다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출석했다. 의회 청문회에 4대 IT 기업의 CEO가 한꺼번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해당 기업들의 매출은 무려 7,730억 달러(약 918조 6천억 원), 시가총액 합계는 5조 달러(약 6천조 원)에 이른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는 비슷한 시기 해당 기업들을 대상으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애플에 과도한 수수료를 매기는 앱스토어 운영 방식을, 구글에 검색 광고 시장의 지나친 영향력을 추궁했다. 페이스북은 인수 관행 등에 대해, 아마존엔 경쟁 제품 출시 관행 등에 관해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거대 IT 기업을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를 벌인 건 1990년대 말 마이크로소프트 조사 이후 20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4대 IT 기업이 모두 조사를 받는다는 점에서 미국 반독점법 역사상 최대 강도 조사라는 말도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미국 4대 IT 기업이 미국 의원들의 의혹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라고 말했다.  

 

독점 행위 엄격하게 다스리는 미국

미국은 독점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국가로 꼽힌다. 

미국의 반독점법은 기업의 불공정한 독점을 막기 위해 제정된 법률로 한국의 공정거래법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 국내외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생산 주체 간의 연합과 미국에서 이뤄지는 거래에 대한 독점을 허용할 수 없다는 핵심 조항을 담고 있다. 불공정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데다 불공정행위 손해 당사자가 손해액의 3배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도 부여하고 있다. 

독점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판단되면 그 기업은 뿔뿔이 해체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대법원은 1911년 미국에서 석유의 생산, 가공, 판매, 운송 등을 모두 담당했던 ‘스탠더드 오일’을 30개로 분할하고 당시 미국 담배 시장의 95%를 독점했던 ‘아메리칸 토바고’를 16개 회사로 분할하라는 명령을 내린 사례가 있다. 미국의 통신사 AT&T는 반독점 제소를 당한 뒤 7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사내전화 부문을 22개로 분할하라는 명령을 받기도 했다.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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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아냐”… 해명에 진땀 뺀 CEO들

데이비드 시실린 반독점소위원회 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해당 기업들은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억압적인 계약을 강요하면서 자신들에게 의존하는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다”며 “해당 기업들은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고 일자리를 파괴하며 가격을 치솟게 하고 품질을 저하시켰다”고 말했다. 

4대 IT 기업의 CEO는 시장 질서를 훼손했다는 주장에 반발하며 의원들의 공세에 맞섰다. 

팀 쿡 애플 CEO는 앱스토어 운영 논란과 관련해 애플이 오히려 개발자들의 시장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우리가 한 일은 문을 활짝 연 것”이라며 “최대한 많은 앱을 유치하기 위해 개발자를 막아서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서는 “지독하게 경쟁하고 있다”라며 “삼성, LG, 화웨이, 구글 등의 기업들은 매우 성공적인 스마트폰 사업을 일궜다”고 말했다. 그는 “500개의 앱으로 시작한 앱스토어엔 현재 170만 개의 앱이 있고 이 가운데 애플이 만든 건 60개뿐”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최고이지 최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4개 기업 가운데 특히 구글을 집중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과거 구글이 지역 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옐프에 가한 제재 등을 사례로 들며 구글이 중소 경쟁사의 디지털 콘텐츠를 훔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옐프는 구글이 공정하지 않게 검색 결과를 노출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시실린 의원이 “구글이 옐프에게 한 행동은 콘텐츠를 훔치거나 웹 사이트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반경쟁 행위이지 않냐”고 질문하자 선다이 피차이 구글 CEO는 직접적인 대답을 피하면서 “내가 회사를 운영할 때는 이용자들에게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라며 “우리는 가장 높은 기준으로 행동한다”고 답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경쟁자로 애플의 메시지 서비스인 아이메시지, 동영상 공유 소셜미디어인 틱톡, 유튜브 등을 들며 “극심한 경쟁”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이 2012년 10억 달러(약 1조 2천억 원)에 사진 공유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것을 두고 제리 내들러 위원장이 인스타그램을 분할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인스타그램의 성공은 보장된 게 아니었다”고 대답했다. 

청문회 참석이 처음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미국 대표 소매 체인 월마트, 코스트코, 타깃 등을 거명하며 이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기업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아마존이 일부 자체 브랜드 상품을 원가 이하로 판매한다는 의혹을 해명하며 스마트 스피커 ‘아마존 에코’를 세일 가격으로 판매할 때 종종 원가 이하로 판매할 뿐이라고 대답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아마존의 고용 창출과 투자 효과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아마존은 현재 100만 명의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어떤 회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 2,700억 달러(약 322조 5천억 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 반독점소위원회는 13개월 동안 진행한 조사를 바탕으로 해당 IT 기업에 새로운 규제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문회에서 위원들이 4대 IT 기업들이 경쟁을 억압하고 혁신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업계에서는 반독점소위원회가 분할 명령을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도시경제=이현주 기자] hzu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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