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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 통과 ∙∙∙ 집주인ㆍ세입간 갈등만 키워
임대차 3법 통과 ∙∙∙ 집주인ㆍ세입간 갈등만 키워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7.31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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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국무회의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공포
상임위 상정 후 4일 만에 국무회의 통과
임대인 정당사유 없이 계약갱신 거절 못해

[도시경제] 정부는 31일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임시 국무회의에서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포함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공포하기로 심의∙의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법 시행이 늦어지면 오히려 시장 불안을 초래할 여지가 있다”며 “개정된 법안을 즉시 시행해서 시장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무회의를 긴급히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7일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이후 4일 만에 국회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국무회의까지 통과해 시행에 들어간다.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관련 Q&A’를 배포했지만 수많은 예외사항마다 어떻게 기준을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어 논란만 가중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세입자 안심거주 기간 최소 2년 → 4년 늘어

임대차 3법은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를 말한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희망하는 경우 1회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세입자의 안심거주 기간이 기존 2년에서 2년을 더해 총 4년 늘었다. 집주인은 계약만료 6개월에서 1개월 전까지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요구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거절하지 못한다.

갱신계약 시점에서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기 원한다면 어떤 제약 없이 거주할 수 있다. 그러나 집주인이 실제 거주하지 않고 제 3자에게 전세를 놓는다면 집주인은 갱신거절로 인해 세입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전∙월세상한제는 현재의 집주인과 세입자가 계약한 종전 임대료를 기준으로 임대료의 상한을 정하는 제도다. 증액상한은 5%까지다. 지자체가 지역 임대차 시장여건 등을 고려해 정할 수 있다.

전∙월세신고제는 임대차 실거래 정보를 취합해 세입자에게 시의성 있는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제도다. 오는 2021년 6월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계기로 ‘분쟁조정위원회’를 단계적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위원회는 전국 6곳에 있다. 인구 50만 이상 도시에는 최소 1곳 이상 설치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그 동안 맡아왔던 표준임대차계약 서식을 국토교통부와 공동으로 만들기로 했다.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10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열린 제1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결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출처: 기획재정부)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10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열린 제1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결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출처: 기획재정부)

집주인ㆍ세입간 갈등심화 조짐 ∙∙∙ ‘세입자 내쫓는 법?’

정부가 임대차 3법 시행을 예고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는 전세 매물이 점차 사라졌고 그나마 있던 전셋값도 폭등하는 현상이 서울을 중심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임대차 3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집주인들은 “법으로 거주기간을 명시하는 것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세입자를 내쫓는 방법’ 등이 공유되고 있다.

A 커뮤니티 회원은 ‘세입자가 자발적으로 나가게 하는 방법’으로 “후순위 대출을 받아 3개월 연체하면 경매 경고문이 날아온다”며 “대부분 세입자는 불안해서 전셋집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체이자는 전셋값을 훨씬 올려 받으면 된다”고 언급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이 신규계약자가 아닌 기존 계약자에게 적용된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B 커뮤니티에서는 “집주인이 대출동의를 거부하면 계약갱신을 못할 것”이라는 글에 “현금이 많은 세입자만 받을 것”이라고 댓글이 달렸다.

반면 세입자는 전세 거주하는 동안 4년의 안심거주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계약갱신 시 임대료 상승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C 씨는 “당장은 세입자에게 좋은 법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전세는 없어지고 월세만 남을 것”이라며 “4년 후 새 거주지를 찾을 때 전셋값은 지금보다 천정부지로 올라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월셋값도 올라 세입자에게 더 큰 고통을 안길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3월 전셋집 계약으로 새 보금자리를 찾은 D 씨 부부는 “임대차 3법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임대료 상승은 걱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계약만료 후 전셋집을 구할 때가 더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11월 결혼을 앞둔 E 씨도 “지금 시세로 4년 동안 전세를 산다고 해도 뒤에 아파트 시세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며 “매매가도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전세물량까지 줄어들면 앞으로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임대차 3법, 집값 안정 부를까?

지금 당장 전셋값은 안정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결국 전셋값은 상승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과거 임대차계약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었을 때도 전셋값이 급등하는 학습효과를 겪었을 것”이라며 “계약갱신청구권을 4년으로 인정하면 4년치의 임대료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세법까지 강화되면 전세 시장이 보증부월세 시장으로 전환될 수 있어 세입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도 “장기적 측면에서 최소 4년 동안의 주거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면서도 “신규 계약건에 대해서는 4년뒤 그 동안 못 올린 전셋값을 올리는 집주인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전세는 신규 세입자에게 전셋값을 받아 기존 세입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라며 “집주인이 2, 30% 오른 가격으로 신규 세입자를 받는다면 수요가 떨어져 결국 기존 전셋값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전세계약 만료 후 새 세입자를 받을 때 전셋값을 큰 폭으로 올릴 수 있을 만큼 현금을 보유한 집주인이 많지 않다”며 “생각만큼 전셋값이 폭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책 자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F 커뮤니티 회원은 “집주인 그룹과 세입자 그룹이 적대적으로 보고 편가르기가 돼 버린 현실”이라며 “국민을 서로 싸우게 하는 정부를 보니 정말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G 커뮤니티 회원은 “집주인에게는 악법, 세입자에게는 고마운 법으로 보인다”면서도 “한발짝 물러서서 보면 세입자는 오른 전셋값 때문에 집을 구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병철 연구원은 전∙월세신고제가 6월에 시행되는 부분이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전∙월세신고제는 매매가나 전셋값 등 공개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제시될 것”이라며 “지역의 시세를 파악하는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는데 임대차 3법에 함께 시행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도시경제=염현주 기자] yhj@city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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