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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종부세 납부자 225명∙∙∙“우리 집주인은 2살?”
미성년 종부세 납부자 225명∙∙∙“우리 집주인은 2살?”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10.06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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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4구에 고가주택 보유한 미성년자 64명∙∙∙전체 62% 차지
종부세, 부동산 가격 안정화 목표
“미성년자 증여 인한 탈세 등 위법 여부 따져야”

[도시경제] 28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토지∙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한 만 20세 미만 미성년자는 전국 225명이다. 공시지가 9억 원(시가 약 13억~15억 원) 이상 고가주택을 보유한 미성년자 103명 중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4구에만 6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62%를 차지한다.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는 부동산 보유 정도에 따라 조세의 부담비율을 달리해 납세의 형평성을 제고한 국세다. 부동산 투기수요를 억제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2005년부터 시행됐다.

김경협 의원은 “뚜렷한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가 어떻게 부동산을 보유하게 됐는지 자금출처 조사를 실시해 편법증여나 탈세 등 위법 여부를 철저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미성년자에게 증여하는 이유는?

미성년자 증여는 부동산 보유자의 절세수단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부동산 증여절차 과정에서 증여를 받은 사람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가 없는 범위 안에서 차후 상속세를 줄이고 자녀의 주택 구입이나 등등의 재산 형성에 낮은 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배우자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공제액은 6억 원이다. 재산 형성에 함께 기여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증여할 때에는 미성년자 여부에 따라 공재액이 차이가 난다. 성년 자녀 등 직계존속의 공제액은 5,000만 원, 미성년자 자녀는 2,000만 원이다.

종부세는 지자체가 부과하는 종합토지세 외에도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주택과 토지 소유자에 대해 국세청이 별도로 누진세율을 적용해 부과한다. 즉, 증여 금액이 높을수록 세율도 비례해 높아지기 때문에 한 명에게 증여하는 것 보다는 여러 명이 나눠서 부동산을 증여해야 세액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국세청이 지난해 공개한 ‘최근 3년간 미성년자 증여결정현황’에 따르면 2017년 미성년자에게 증여된 재산 1조 279억 원 중 부동산 증여재산가액은 3,377억 원이다. 이중 4,116억 원이 강남3구 미성년자에게 증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전체 미성년자에게 증여된 6,168억 원 중 67%에 달하는 수치다.

증여에 따른 미성년자 부동산 임대소득 역시 증가했다. 4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의 ‘최근 5년 간 증여재산가액 등 규모별 증여세 결정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6년 미성년자에게 증여된 총 재산가액은 6,848억 원에서 2018년 1조 2,579억 원으로 84% 증가했다. 증여세 역시 1,254억 원에서 2,732억 원으로 118% 급증했다.

기 의원은 “상속보다는 증여를, 자식보다는 손주에게 증여를 택해 절세하는 추세가 확연히 드러난 것”이라면서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에 대한 편법 증여, 탈세문제가 없었는지 면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 부동산 매입 어떻게 하나?

일부 다주택자가 미성년 자녀를 임대사업자로 등록시켜 편법증여를 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지난 8월 이용호 무소속 의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미성년 임대사업자는 총 22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살배기 갓난아기도 있었다. 이들 중 가장 많은 주택을 가진 사람은 11세 어린이로 총 19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부동산 관계자는 “미성년자가 직접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가정해도 대부분은 소득이 없어 자금출처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는 상황에서 무주택자가 부모세대의 도움 없는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미성년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1994년 임대사업자 등록제도가 도입되면서 나이로 소득 수준을 파악하거나 임대사업 능력 등을 심사하고 거르는 법적 장치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사업자 등록제도는 사적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 지원을 위해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공적의무를 부여하는 대신 세제혜택을 지원하는 제도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5조」에 따라 임대사업을 할 목적으로 1호 이상의 민간임대주택을 취득한 사람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사업자에게는 취득∙재산세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업계에서는 “미성년자는 원칙적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행위능력 및 책임에 제한이 있어 임대사업자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며 “미성년자에게 허용된 임대사업자 제도는 일부 고액자산가의 편법증여와 불법 차명임대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민간임대주택법)을 발의했고 지난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미성년자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없다’는 항목이 눈에 띈다. 당시 박 의원은 “임대사업자는 미등록 임대인과 달리 민간임대주택법에 따른 의무이행 및 임차인 보호의무가 있다”며 “취득세∙재산세∙종부세∙양도세 등 다양한 세제감면 혜택이 부여되고 있는 만큼 임대사업자의 자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경제=염현주 기자] yhj@city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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