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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수합병(M&A) 추진하는 반도체 업계, ‘반도체 공룡’ 탄생할까
대규모 인수합병(M&A) 추진하는 반도체 업계, ‘반도체 공룡’ 탄생할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10.12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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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지각변동 일어날까
인텔 추격하는 AMD, 자일링스 인수하면 격차 좁힐 수 있을 듯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불확실성 커져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도시경제] 반도체 업체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데 힘을 쏟으면서 반도체 업계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 ‘아나로그디바이스’는 7월 200억 달러(약 24조 원)를 주고 경쟁사인 맥심인터그레이티드 인수한 것으로 전해지며 반도체 업체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엔비디아는 9월 ARM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런 흐름에 이어 최근 인텔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 AMD도 경쟁업체인 자일링스 인수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보도됐다. 

반도체 업체의 인수 추진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룡’이 탄생해 반도체 업계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규제 당국의 반대로 좌절될지 많은 시선이 주목된다. 

◇ 떠오르는 AMD, 자일링스 인수로 인텔 따라잡을까 

AMD는 300억 달러(약 34조 6천억 원) 규모의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MD는 개인용 컴퓨터와 게임용 콘솔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다. 개인용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분야에서 인텔의 유일한 경쟁사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에선 엔비디아와 경쟁하고 있다. 

AMD의 제품은 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높은 성능을 자랑하며 ‘가성비 제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개인용 컴퓨터와 게임용 콘솔의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수혜를 받으며 인텔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AMD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90%가량 뛰기도 했다. 

AMD가 인수하려는 기업은 주로 무선통신, 데이터센터, 자동차 및 항공기 기업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자일링스다. 자일링스는 데이터센터용 서버 칩과 5G 통신 기지국 칩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경쟁력 있는 업체로 꼽힌다. 

이번 인수가 무사히 끝날 경우 AMD는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을 뿐 아니라 급성장하고 있는 통신 및 방위 산업에서 입지를 다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MD는 자일링스의 경영 전략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일링스는 최근 비용 절감에 성공해 AMD보다 2배가량 높은 매출을 올리고 현금 보유액 2억 3천만 달러(약 2,644억 원)를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MD는 최근 신제품을 발표한 데 이어 인수합병까지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라며 “AMD가 자일링스를 인수하면 인텔을 따라잡는 데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출처: 엔비디아
출처: 엔비디아

◇ 엔비디아의 ARM 인수, 곳곳에서 반대의 목소리

엔비디아는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9월 14일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ARM을 400억 달러(약 46조 3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엔비디아가 ARM을 품게 되면 세계 최대 ‘반도체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엔비디아는 뛰어난 인공지능 역량을 지니고 있고 어떤 컴퓨팅 플랫폼도 ARM에 견줄 수 없다”라며 “이 조합은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ARM은 반도체의 기본 설계도를 제작하고 관련 특허를 팔아 수익을 내는 업체로 2016년 소프트뱅크에 인수됐다가 9월에 매물로 나왔다. 퀄컴과 삼성전자도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로 꼽히기도 한다. ARM을 인수하는 기업이 향후 반도체 및 전자기기 시장의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ARM 인수전이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제지할 가능성이 나오면서 이번 인수에 다소 불확실성이 드리워진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중국 등의 독점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거치는 데 18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에 따라 중국 규제 당국이 심사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ARM과 중국 기업의 거래를 막는 방식으로 압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과거 퀄컴이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업체 NXP를 추진할 때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중국 규제 당국의 결정으로 퀄컴은 NXP에 위약금 약 20억 달러(약 2조 3천억 원)를 지불했다. 

사이먼 시거스 ARM 최고경영자는 “중국 정부로부터 강도 높은 장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인수 허가를 받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ARM이 미국에 넘어가면 중국 기술기업은 큰 불이익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영국에서도 국가 안보와 기술 유출 등의 이유로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RM 창립자 가운데 한 명인 헤르만 하우저는 최근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미국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중국의 허가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무역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복수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대규모 반도체 공룡 탄생을 앞두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도시경제=이현주 기자] hzu1212@city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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