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1-27 13:54 (금)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메모리 강자’로 거듭나나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메모리 강자’로 거듭나나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10.20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낸드 부문 세계 2위에 올라서
D램에 이어 낸드 부문까지 강해지며 '메모리 반도체 강자'로 거듭날 듯
출처: SK하이닉스
출처: SK하이닉스

[도시경제] SK하이닉스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의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낸드 부문을 인수한다.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는 D램에 이어 낸드 부문에서도 글로벌 2위 기업으로 올라서며 ‘메모리 반도체 강자’로서 입지를 더욱 굳히게 됐다. 

20일 SK하이닉스는 10조 3,104억 원을 주고 미국 인텔의 낸드 부문을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하는 부문은 구체적으로 인텔의 솔리드 스테이션 솔루션(SSD) 사업 부문과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 사업 부문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 부문을 강화하고자 하는 반면 인텔은 비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 매각을 추진하면서 두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이번 인수를 약 2년 동안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2021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승인을 얻고 나면 SK하이닉스는 인텔에 70억 달러(약 8조 원)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 사업과 중국 다롄팹(반도체 공장) 자산을 SK하이닉스의 자산으로 이전할 수 있다. 

두 기업의 인수 계약은 2025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계약이 완료되면 SK하이닉스는 인텔에 잔금 20억 달러(약 2조 3천억 원)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지적재산권(IP), 연구개발 인력, 다롄 팹 운영 인력 등을 잔여로 인수하게 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은 특히 SSD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라며 “향후 인텔의 기술과 생산능력을 접목해 SSD 등 고부가가치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SK하이닉스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 사업에서 D램 못지 않은 지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기업가치 100조 원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라며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D램 사업만큼 낸드 사업이 성장한다면 기업가치 100조 원이라는 SK하이닉스의 목표 달성은 반드시 앞당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밥 스완 인텔 CEO(최고경영자)는 “인텔이 쌓아 온 낸드 메모리 사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이번 SK하이닉스와의 결합을 통해 메모리 생태계를 성장시켜 고객, 파트너, 구성원 등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SK하이닉스가 10조 원을 들여 낸드 부문 2위에 오른 이유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약한 낸드 부문을 강화해 명실상부한 ‘메모리 반도체 강자’에 올라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에 비교적 후발주자로 진입한 탓에 기술력은 세계 1위인 삼성전자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지만 시장 점유율은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 있지만 낸드 부문에선 4위에 올라 있다.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SK하이닉스는 낸드 부문에서도 단숨에 세계 2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경쟁사를 제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인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수의 거래 규모가 10조 원을 넘는 만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결단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부문 인수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 회장은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했을 당시부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향후 10년 동안 120조 원을 들여 50여 개 장비·소재·부품 협력사와 함께 입주하는 반도체 전문 산업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SSD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SK하이닉스가 낸드 부문 인수를 서두른 이유로 지목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커지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하고 있어 서버용 SSD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전 세계 SSD 시장 규모는 147억 8,600만 달러(약 17조 5천억 원), 하반기는 177억 9,400만 달러(약 20조 3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는 기술적인 진입 장벽이 높은 데다 대규모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특성이 있다”라며 “최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SK하이닉스를 한 번 더 도약시키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출처: 인텔
출처: 인텔

◇ 인텔은 왜 낸드 부문을 매각했나

인텔은 비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부문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과거부터 밝혀온 바 있다. 인텔은 1960년대 후반부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지만 1980년대 일본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인텔은 최근 AMD 등 경쟁사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데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른 타격까지 입어 결국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인텔의 주가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0%가량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10%가량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미국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가 반도체 관련 종목을 대상으로 산정하는 반도체업종지수로 반도체 관련 주의 가격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반도체 관련 주는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인텔은 그런 흐름에서 벗어난 것이다. 

밥 스완 인텔 CEO는 지난 4월 “코로나19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도 낸드 사업 분야의 수익성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 구조를 개편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도시경제=이현주 기자] hzu1212@citydail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