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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버블, 여행∙항공업계의 마지막 돌파구될까?
트래블 버블, 여행∙항공업계의 마지막 돌파구될까?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10.29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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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코로나19 확산 이후 위기 극복 나서
트래블 버블 핵심, 2주 자가격리 면제
내국인 52.8%, “트래블 버블이 체결되면 해외여행 갈 것”

[도시경제] 코로나19로 기나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여행∙항공업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마지막 돌파구로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앞서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선을 재편하며 위기 극복에 나섰다. 일부 항공사는 ‘목적지 없는 비행상품’을 선보이며 여행이 고픈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여행업계 역시 코로나19를 피해 여유롭고 안전하게 국내여행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는 업계가 도산되지 않을 정도의 임시방편으로 실질적인 소비진작에는 큰 도움이 안된다”며 “트래블 버블을 시행하는 일부 국가에 한해 협약을 맺는 것이 여행∙항공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트래블버블’이란?

최근 일부 국가가 트래블 버블을 도입하는 등 안전한 여행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 모범 지역 또는 국가 간에 일종의 방어 안전막을 만들어 여행객의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협약이다. 비누방울처럼 안에선 자유롭지만 외부와 차단막이 있다는 뜻으로 ‘에어 브릿지’(Air Bridge)라고도 한다. 방역 역량이 인정되는 상대국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으면 ‘면역 여권’ 등을 발급해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제일 먼저 트래블 버블을 시행한 곳은 발트3국이다. 지난 5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3국은 ‘발틱 트래블 버블’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에스토니아 시민이 라트비아나 리투아니아에 방문할 때 2주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라트니아, 리투아니아 시민도 마찬가지다. 각국의 인구가 400만~600만 명 정도이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도 거의 없어 가능한 일이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지난 15일 아시아권에서 처음으로 트래블 버블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홍콩은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해외 관광객의 입국을 원천봉쇄했지만 싱가포르와의 하늘길은 열기로 했다.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16일부터 트래블 버블을 시행 중이다. 영국 국제통신사 로이터(Rueter)는 뉴질랜드에서 출발한 승객들이 호주 시드니 공항에 마중 나온 가족과 감격스러운 상봉을 하는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비교적 코로나19 확산추세가 둔화된 나라로부터 트래블 버블 제안을 받고 있다. 홍콩은 9월부터, 인도네시아는 6월부터 한국에 트래블 버블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 하와이주도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은 한국 여행객에 한해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 베트남, 대만 등도 코로나19 추이 등을 감안해 트래블 버블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트래블 버블 후 해외여행 갈까?’ 인포그래픽 중 일부. (출처: 인천국제공항공사)
‘트래블 버블 후 해외여행 갈까?’ 인포그래픽 중 일부. (출처: 인천국제공항공사)

◇ 6월부터 정부에 트래블 버블 제안

트래블 버블의 핵심은 ‘자유로운 여행’이 아닌 ‘2주간 자가격리 면제’다. 출입국 직전 여행객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의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2주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한국에서는 지난 4월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가 의무화됐다. 직장인의 경우 2주 이상 시간을 낼 수 없어 사실상 해외여행은 불가능하다. 결국 여행∙항공업계의 침체기로 이어졌다.

정부는 지난 2월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통해 기간산업인 항공업계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여행∙항공업 등에 대한 특별고용유지지원업종 지정기간도 연장하는 등 관련 업계를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 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운송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즉, 더 이상의 해결책은 없다는 것이다. 앞서 구세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항공업계의 지원책을 마련한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지만 더 이상의 요구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시형 한국항공협회 기획정책실장도 “항공업계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이나 고용안정책 등 충분한 지원을 받았다”며 “현재로써는 지켜보는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6월부터 관련 기관이 모여 트래블 버블을 정부에 제안하기 위한 준비를 해 왔다”며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자 제안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또 “특히 여행업의 주요 매출은 내국인의 국내여행이 아닌 외국인의 국내여행”이라며 “해외 입∙출국자 자가격리 완화나 트래블 버블 등의 조치가 있어야 여행업계의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종식까지 몇 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이후가 아닌 일상이 공존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출처: 문진석 의원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종식까지 몇 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이후가 아닌 일상이 공존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출처: 문진석 의원실)

◇ 문진석 의원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정책 고민해야할 때”

트래블 버블에 대해 소비자들은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직무대행 임남수, 이하 인천공항)가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만 18세 이상 내국인 600명, 외국인 400명,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내국인 52.8%, 외국인 72.2%가 “트래블 버블이 체결되면 해외여행을 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유로는 ‘코로나19 감염위험이 없을 것 같아서’가 32.6%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새로운 여행지를 탐험하기 위해서’가 25.6%, ‘희망선호 도시∙지역이어서’가 7.4%로 뒤를 이었다. 

임남수 사장직무대행은 “국내 항공 노선의 단계적인 회복에 트래블 버블 정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침체된 이유로 정부의 자가격리 시행을 보는 시각도 있다”며 “더 이상의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줄 것이 아닌 이상 트래블 버블은 무조건 시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여행∙항공업계 종사자도 엄연히 세금 내는 국민인데 정책 때문에 기약 없이 피해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피력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2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종식까지 몇 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이후가 아닌 일상이 공존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트래블 버블에 대해 방역당국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코로나19가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으로 발생되는 질병이라는 점에서 볼 때 해외에서 사람이 유입되는 만큼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방역당국이 트래블 버블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다면 국토교통부, 외교부, 인천공항 등 관련 기관도 각자 상황에 맞는 방역 지침을 만들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만 있다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남수 사장직무대행은 국정감사에서 “인천공항은 트래블 버블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경제=염현주 기자] yhj@city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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