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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신의 한 수'일까 '독 든 성배'일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신의 한 수'일까 '독 든 성배'일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11.18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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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하면 '글로벌 톱 10' 항공사 탄생
대한항공의 자금 여력이 부족해 '승자의 저주' 우려도
항공업 회복이 불투명한 점도 위험 요인
출처: 대한항공
출처: 대한항공

[도시경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으로 ‘글로벌 톱 10’ 항공사가 탄생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의 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합하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을 두고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승자의 저주란 승리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지출한 나머지 오히려 위기에 빠지게 되는 경우를 뜻한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자칫하면 ‘독이 든 성배’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먼저 막대한 부채를 안아야 한다. 

6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무려 2,291%에 이르며 자본잠식률은 56% 수준이다. 자본잠식이란 회사의 누적 적자가 커지면서 잉여금을 모두 소진하고 납입자본금마저 소진하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되기도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 부채’만 4조 7,979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부채가 상당한 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되면 안게 될 부채만 1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의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큰 위험 요인이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 기업 ‘화이자’와 ‘모더나’가 연이어 코로나19 예방 효과 90%를 넘는 강력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조만간 종식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능력, 유통 문제와 효과 지속 여부 등을 감안하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종식이 내후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백신의 승인, 생산과 유통 문제 등을 해결하고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시기는 일러야 내년 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생산 능력에도 한계가 있어 전 세계에 보급되기까진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공급하는 백신을 모두 합쳐도 올해 안에 접종이 가능한 사람은 3,500만 명에 그친다.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한 미국부터 우선 공급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는 내년 중반 이후에나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될 수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백신 효능이 오래 가지 못한다면 백신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대한항공의 ‘자금 여력’이 없다는 우려가 크다.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과 비용 감축으로 항공사 가운데 흑자를 이어왔다. 하지만 4분기에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자산을 모두 매각해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운영하는 건 무리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면 다행이지만 인수 결정 시기가 좋아 보이진 않는다”며 “자금 여력이 있는 HDC현대산업개발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단기 전망을 보고 포기했는데 대한항공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출처: 아시아나항공
출처: 아시아나항공

◇ ‘혈세 논란’ 피할 수 있을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22년 결합을 목표로 유상증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KDB산업은행과 한진칼 등에 따르면 지배 구조는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KDB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에 8천억 원을 투입한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천억 원을, 교환사채(EB) 인수를 통해 3천억 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한진칼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을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투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2조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벌일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를 1조 5천억 원어치, 영구채를 3천억 원어치 인수해 총 1조 8천억 원을 들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지분 63.9%)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 유상증자 참여로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은 29.2%가 된다. 

이런 방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자고 제안한 주체는 KDB산업은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때 정부 지원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데다 이번 인수에도 정부의 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만큼 ‘혈세 논란’을 피할 수 없어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두 회사의 통합을 통해 조속한 고용 안정과 항공산업 조기 정상화로 국내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시경제=이현주 기자] hzu1212@city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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