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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포스, 30조 원에 '슬랙'인수···MS 따돌리고 협업툴 시장 잡을까
세일즈포스, 30조 원에 '슬랙'인수···MS 따돌리고 협업툴 시장 잡을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12.07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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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포스의 슬랙 인수, 세일즈포스 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툴 시장에서 각축전 펼칠 전망
세일즈포스, 슬랙 인수로 협업툴 시장에서 존재감 키울 듯
출처: 슬랙 홈페이지
출처: 슬랙 홈페이지

[도시경제] 기업용 고객관리 소프트웨어(CRM) 업체 세일즈포스가 큰 모험을 시작했다. 무려 227억 달러(약 30조 5천억 원)를 주고 기업용 메신저 슬랙을 인수한 것이다. 이번 인수는 최근 이뤄진 소프트웨어 업계 거래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세일즈포스가 진행한 인수합병 가운데는 최대 규모다.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품고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더 큰 거인이 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세일즈포스는 CRM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클라우딩 컴퓨터 업체다. 구글, 페이스북, 던킨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면서 같은 영역에서 경쟁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바짝 추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슬랙 인수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을 위해 진행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슬랙은 기업용 메신저로 출범한 뒤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18개월 만인 2015년엔 하루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19년 기준으로는 하루 이용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초반에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주로 슬랙을 이용했지만 현재는 대기업의 사용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슬랙은 지난해 6월 뉴욕 증시에 상장하기도 했다. 

다만 슬랙은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슬랙은 5~7월 매출 2억 1,590만 달러(약 2,500억 원), 영업손실 6,860만 달러(약 800억 원)를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49% 늘고 적자폭은 줄어들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프트웨어가 큰 수혜를 입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세일즈포스의 슬랙 인수를 두고 업계에서는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품고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잘 나가던’ 슬랙도 결국 다른 기업으로부터 인수된 만큼 기업용 메신저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세일즈포스 포트폴리오 전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세일즈포스와 슬랙의 통합으로 얻는 것은 많고 잃을 것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세일즈포스와 슬랙이 낼 수 있는 시너지

세일즈포스는 슬랙 인수를 통해 두 기업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업무 방식과 운영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세일즈포스와 슬랙은 ‘하늘이 맺어준 짝’으로 미래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함께 만들고 모든 사람의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세일즈포스의 역량을 바탕으로 슬랙을 기업 영역에서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는 슬랙 인수로 마이크로소프트를 바짝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슬랙이 점유한 기업용 메신저 시장을 통째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는 2009년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 채터를 출시하고 2016년 생산성 도구 큅을 인수한 바 있다. 올해에는 세일즈포스 플랫폼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상회의 및 채팅 서비스인 애니웨어를 내놓기도 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세일즈포스는 향후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365(엑셀, 파워포인트, 워드)에 팀즈를 포함시키며 고객 점유율을 높여왔다. 세일즈포스도 고객관리 소프트웨어인 세일즈클라우드 이용자에게 슬랙을 함께 제공하면 세일즈클라우드와 슬랙의 이용자를 동시에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슬랙이 외부 회사 직원들과도 보안 걱정 없이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든 ‘슬랙 커넥트’ 기능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슬랙 커넥트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일즈포스가 그리고 있는 미래와 잘 부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오는 비대면 업무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인수하기로 결심한 데엔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업무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협업툴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협업툴 시장은 2019년 115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에서 올해 120억 달러(약 14조 8천억 원)으로 5% 가까이 성장했다. 2023년에는 136억 달러(약 16조 7천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업툴 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서비스 강화 등으로 대응하는 것과 같이 세일즈포스는 슬랙 인수로 대응을 한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수혜를 본 대표적 업체는 ‘줌(zoom)’이다. 세계 최대 화상회의 앱 개발 업체 줌의 3분기 매출은 7억 7,720만 달러(약 8,6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67% 늘었다. 지난해 연말까지 약 1천만 명이었던 하루 이용자 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4월 기준 3억 명으로 무려 30배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현재는 3억 명보다 많은 사람이 줌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의 사용자 수도 크게 늘었다. 팀즈의 하루 사용자 수는 3월 기준 4,400만 명에서 4월 기준 7,500만 명으로 급증했고 10월 기준으로는 1억 명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커져가는 협업툴 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비대면 업무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하나의 업무 방식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시경제=이현주 기자] hzu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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