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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윤 칼럼] 2020 한국의 유전체산업 쇄국정책을 풀자 #2
[박정윤 칼럼] 2020 한국의 유전체산업 쇄국정책을 풀자 #2
  • 박정윤 전문기자(선명법무법인 변호사)
  • 승인 2020.01.06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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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이라 쓰고 해외유출이라 읽는 한국 액체생검 산업 上
선명법무법인 박정윤 변호사
선명법무법인 박정윤 변호사

[도시경제신문] 몇 달 전 유튜브 영상 하나가 동물구충제를 말기 암치료제로 쓰기 위한 사재기 열풍을 일어나게 한 바 있다. 몇몇 말기 암환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물 구충제를 암치료제로 쓰고 있다. 이는 현재의 항암치료 방식이 비싸고 아픈데 비하여 효과는 적다는 불신감에 기인한 일이었다.

현대의학의 패러다임이 증세 발생 후의 치료중심이라면, 이후의 미래의학 패러다임은 질병예방, 조기진단, 사후관리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미래의학의 중심에는 정밀의료가 있다.

정밀의료란 환자로부터 수집한 타액, 혈액, 분변 등 인체유래물 등을 이용하여 생체정보를 취합하여 빅데이터화 시키고 이를 분석하여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최적화된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등의 환자맞춤형 치료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환자에 대한 정보는 인체유래물로 파악된 개인 신체정보, 입원기록, 치료경력, 사후결과 등이 포함된다. 특히나 암진단 및 치료에 있어 정밀의료는 주목받고 있다.

 

액체생검은 기존 침습적 방식보다 빠르고 편하다

기존의 암진단 방식은 바늘, 내시경, 절개 등의 침습적 방식을 이용하여 환자의 암 조직 샘플을 채취해 진단을 하였다. 그러나 암세포가 골수에 전이함에 따라 조직채취가 어렵거나 수술을 할 수 없는 위중한 환자들의 경우에는 기존의 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 또한 매번 조직생검 받는 과정은 고통스럽기에 반복적인 검사가 필요한 환자에게도 큰 부담이 되어 왔다. 

최근 바이오기술의 발전으로 비용이나 통증 부담이 적은 혈액, 소변, 분변, 타액을 통해 암을 판별할 수 있는 액체생검(Liquid Biopsy)이 조직생검의 대체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로 바이오마커로 ctDNA나 CTC가 이용된다.

CTC(Circulating Tumor Cell)란 암환자의 혈액 속을 떠돌아다니는 전이가능한 순환종양세포로, 혈액 속에 극소량 존재하지만 발견시 조기 암 진단이 가능하기에 액체생검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ctDNA(cell-free tumor DNA)는 종양세포가 파열되어 혈류로 방출된 유전자로 암세포 원본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현재 암 진행상태를 확인하는데 쓰인다. 이외 바이오마커에는 암 유전자정보를 가지고 있는 엑소좀(Exosomese) 등도 있다.

진단대상자의 혈액 등을 채취한 후, 원심분리를 통하여 인체유래물 속의 바이오마커 만을 추출해 낸 후 차세대시퀀싱 장비와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하여 암의 존재 및 진행상태를 확인한다. 액체생검의 결과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표적치료제가 달라진다. 암 유형을 정확히 판정하기 위해서는 적은 양의 혈액만을 가지고도 분석이 가능한 고등기술이 필요하다. 

 

액체생검은 암진단 시장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액체생검이 기존의 조직생검 수준의 진단 정확도를 확보하면 향후 암진단 시장의 패러다임은 바뀐다. 기존 암치료 보다 생존율이 높으면서 비용도 적다. 암 초기 진단이 가능하고 맞춤형 표적항암제를 투여할 수 있다. 치료제를 투여 후 약 효과를 모니터링 할 수 있고 치료 후에도 암재발 확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미국 BCC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액체생검시장 규모는 2015년 16억달러로 매년 22.3% 성장하여, 2020년에 45억 달러로 배가 넘게 뛰어오를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액체생검 시장은 성장잠재력이 높기에 한국 바이오 기업들도 앞다퉈 액체생검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마크로젠은 암 유전체 검진서비스인 axen Cancer Panel 서비스를 출시 및 공급하고 있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 역시 액체생검 서비스의 상용화를 앞두고 11월 경에 미국의 고성능 컴퓨팅(High Performance Computing)기업인 휴렛팩커드(HPE)와 협력하여 cfDNA 기반 액체생검 데이터 분석시연을 벌인 바 있다. 

테라젠이텍스 역시 11월 연세대 연구팀과 액체생검 기반 종양 추적 및 탐지기술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지노믹트리 역시 2019년 3월 국내최초로 대장암 조기진단 키트 ‘얼리텍트’를 출시한 바 있다. 

파나진은 폐암 액체생검 상품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싸이토젠은 CTC를 살아있는 상태로 검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액체생검 기업들의 해외진출 아닌 해외유출

국내 액체생검 기업들은 해외 법인 설립을 하는 일이 많다. 앞서 언급한 마크로젠, 이원다이애그노믹스, 테라젠이텍스, 지노믹트리, 싸이토젠 모두 해외법인을 가지고 있거나 추진 중에 있다.

해외법인 설립 이유로는 국내시장이 포화상태라서가 아니다. 액체생검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진단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국내와 달리 규제가 없는 외국으로 가는 것이다. 본래 국내에 있을 인력들이 외국으로 유출된다. 더욱이 정부는 문제점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듯 하다. 최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는 유전자 검사를 해외에서 수행하고 결과를 국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행위를 강력히 관리해야 한다고 권고한바 있다. 

생명윤리법 제 50조에 의하면 액체생검 기업은 반드시 의료기관의 의뢰가 없으면 탈모, 피부노화 등 질병과 무관한 12개 항목에 한정해서 유전자 진단이 가능하다. 허용되는 항목 외에는 모두 금지되는 포지티브 방식은 그 반대인 네거티브 방식보다 산업의 발전을 늦춘다는 비판을 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실증특례와 IBR(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의료기관 연계 없이도 액체생검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증특례에서 IBR 승인까지 받은 기업은 없다. 한국은 액체생검 기업들의 규제가 큰 반면에 미국, 중국, 일본 등 다른 바이오산업 경쟁국가들은 이러한 제한이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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